질병관리청이 15일 ‘세계 손씻기의 날’을 맞아 국제한인간호재단과 함께 한 2023년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은 용변을 본 후 손을 씻지 않았다. 또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는 '올바른 손씻기는 10명 중 1명뿐이었다.
‘세계 손씻기의 날(Global Handwashing Day)’은 유엔(UN) 총회에서 지난 2008년 10월 15일 감염으로 인한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망을 방지려고 제정했다.
조사는 올해 8월 14일~9월 13일 관찰조사 3217명, 설문조사 1578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에 가까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손씻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생활화가 확산했지만 제대로 손을 씻는 비율은 높지 않았다.
용변 후 손씻기 실천율은 71.1%로 전년(66.2%)보다 증가했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손씻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 씻은 경우는 11.2%로 전년(5.9%)보다 5.3%포인트 증가했다. 개선은 됐지만 10명 중 1명만 제대로 손을 씻는다는 뜻이다.
시간과 관계없이 비누를 사용해 손을 씻은 비율(25.4%)은 한 해 전(29.4%)보다 오히려 낮았다. 45.7%는 물로만 손을 씻었다.
공중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전체 시간은 지난해 평균 10.5초에서 11.3초로 늘었고, 비누거품으로 손을 비벼 닦는 시간은 5.3초에서 7초로 길어졌다.
성별로는 남성(1593명)의 37.5%가, 여성(1624명)의 20.4%가 용변을 본 뒤 손을 씻지 않았다. 20∼30대(23.3%), 40∼50대(28.4%), 60세 이상(36.6%) 순으로 나이가 들수록 손을 씻지 않는 비율이 높아졌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손을 씻지 않는 이유는 ‘귀찮아서’가 38.8%로 가장 많았고 ‘바빠서’가 25%, ‘습관이 되지 않아서’가 15.2%였다.
물로만 손을 씻는 경우에는 ‘손이 심하게 더럽지 않은 것 같아서’가 30.8%, ‘귀찮아서’ 23.6%, ‘바빠서’ 17.3% 순으로 나타났다.
올바른 손씻기는 잘 씻기지 않는 부위에 유념해서 씻어야 한다.
손바닥보다 손등 부위를 잘 씼고, 특히 손톱과 손가락 사이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조사자들은 종이 타월 비치(27.8%), 액체비누 설치(23.1%), 위생 상태 개선(19.8%) 등이 이뤄지면 손을 씻는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질병예방센터에 따르면 올바른 방식으로 손을 씻기만 한다면 설사 질환의 30%, 호흡기질환의 20%를 막을 수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바른 손 씻기로 많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며 "특히 식사 전후, 화장실 이용 후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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