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굽었던 허리 펴고 돌아왔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1.05 23:04 | 최종 수정 2024.01.07 09:13 의견 0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3) 씨가 굽었던 허리를 펴고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건강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4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지금 많이 회복한 상태이고 재활 치료를 계속 하고 있다. 곧 건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씨가 지난 4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건강 상태를 전하고 있다. YTN 유튜브 캡처

이 씨는 지난 2020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 병원에서 ‘근육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았다. 근육긴장이상증은 근육의 수축과 긴장을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굳거나 몸이 뒤틀리는 증상이 일어난다.

그는 그동안 등이 굽고 목이 90도 정도로 꺾이는 등 거동이 매우 불편해보여 안타까움을 샀다.

이 씨는 이후 2021년 6시간에 걸쳐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을 해왔다. 그동안 방송에 출연한 이 씨를 본 많은 사람들은 국민 영웅이던 이 씨의 완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날 이 씨는 방송 내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 말을 이어가 시청자들의 걱정을 말끔히 씻어줬다.

그는 "한 때 제 의지와 상관없이 배 쪽이 안 좋았을 때는 움찔해 운전도 못할 정도였다. 통증은 없었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배가 굳어버리고 앞으로 구부러졌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5월 TV조선 '마이웨이'에서 보여준 이봉주 씨의 허리굽은 모습

이어 “누구보다도 건강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안 좋아지니 많이 위축됐고 모든 게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병의 차도와 관련 "집에서 재활을 한 게 제일 효과를 많이 본 것 같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응원이 제일 컸다"며 "만나는 분들마다 건강을 걱정해줘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이 씨는 건강이 호전돼 최근 봉사활동도 다시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단체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자며 의기투합했다”며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어려운 이웃들이 많았다. 눈물도 나고 그랬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저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어 “아플 때는 한 시간이라도 운동장이나 밖에서 달리는 것이 꿈이었다. 조만간 그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꼭 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씨는 지난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1998년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 등의 대기록을 남겼다.

이런 공로로 2009년에 체육훈장 중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받았고, 은퇴 후에는 대한육상연맹 임원으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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