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물가↑ '엇갈린' 시그널...미국 경제 어디로?

임지연 승인 2024.04.26 10:04 의견 0

미국 경제가 엇갈린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가운데, 물가는 예상보다 더 높게 형성되면서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가 24일(현지시간)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전기 대비 1.6%에 그쳤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 3대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홈피 캡쳐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지만, 물가는 더 오르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시점이 오는 9월이 아닌 11월 또는 12월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시장은 26일 발표되는 3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및 앞으로 금리 경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30일~5월 1일)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2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1.6%로 집계됐다.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예상한 시장 전망치 2.4%에 훨씬 못미치는 데다, 전분기 3.4%에 비해서는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고강도 긴축흐름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경제를 받쳐오던 소비의 흐름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비 3.7%로 높아졌다고 상무부는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3.4%도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것으로 연준(Fed)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웰스파고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세미어 사마나는 "이번 GDP 보고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플랜트모런파이낸셜의 짐 베어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성장률 둔화와 끈적한 인플레이션의 조합은 잠재적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증대시킨다"며 "이는 Fed의 임무를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Fed의 금리 인하 전망 시점은 또다시 뒤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방향 전환을 예고한 후 올 초만 해도 연내 6회 인하가 예상됐다. 이어 6월부터 세차례, 9월부터 두차례로 점차 줄어들더니, 이날 GDP보고서 이후 이제는 단 한차례만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것도 9월은 어렵다는 분위기이고, 11월 또는 12월 1회 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미국 정책분석업체 'LH메이어'는 Fed가 오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1회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미국 경제는 매우 매우 좋은 상황"이며 "1분기 GDP 데이터는 특이하지만 걱정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펀더멘털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계속 낮아지는 것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3대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98% 하락한 38,085.73을 기록했고, S&P 500 지수도 0.46% 내린 5,048.4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0.64% 내린 15,611.76에 마감했다.

반면 국채금리는 급등해,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7%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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