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북한, 업비트서 코인 이더리움 580억 털어갔다"…"그동안 소문 첫 확인"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집단 가담해 현 시세로 1조 4000억 원 탈취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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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14:31 | 최종 수정 2024.11.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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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보관 중이던 580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코인) 탈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에 대한 유엔 보고서나 외국 정부의 발표는 있었지만 국내 수사기관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권 때엔 북한이 국내 가상화폐를 집중 노린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2019년 11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 보관 중이던 이더리움 34만 2000개가 탈취된 사건과 관련,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집단 '라자루스'와 '안다리엘' 등 2개 조직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수사본부는 "북한의 IP 주소와 가상자산의 흐름, 북한 어휘 사용 흔적, 미국 연방수사국(FBI)과의 공조로 확보한 자료 등을 종합한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모방 및 재범 우려가 크다며 구체적인 공격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당시 공격에 사용된 컴퓨터에서 북한 말인 '헐한 일'이란 용어를 쓴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헐한 일'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뜻이다.
북한이 탈취한 이더리움의 57%는 북한에서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교환 사이트 3개를 통해 시세보다 2.5% 싼 가격에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 했다.
나머지 이더리움은 해외 51개 거래소로 분산 전송된 뒤 세탁됐다.
앞서 경찰은 2020년 10월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 된 일부 피해 자산이 스위스의 한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4년에 걸쳐 스위스 검찰에 해당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탈취당한 자산이란 점을 증명한 뒤 지난 10월 피해자산 일부인 4.8비트코인을 환수해 업비트에 돌려줬다. 약 6억 원 상당의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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