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의 등장으로 글로벌 경제의 지각판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멀리 산업혁명 태동기까지 거슬러갈 것도 없이, 지난 수십년간 몰아쳤던 변화의 기억을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선 PC(윈도기반)에 이어 모바일(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세상은 뒤집어졌고, 이제 생성 AI가 다음 타자로 등판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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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CES2024에서 운영하는 HBM3E 기반 생성형 AI기술 적용된 ‘AI 포춘텔러(AI Fortune Teller)’. SK하이닉스 홈피 캡쳐
근래 들어 세상이 지각변동을 겪을 때마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고, 이번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AI와 관련된 반도체 용어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참에 용어 정리를 해두자.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 HBM3E. SK하이닉스 홈피캡쳐
우선 AI용 초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 HBM(High Bandwidth Memory)을 보자. 여러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고, 생성형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 구동에 필수인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됐는데,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이다.
HBM3E는 초당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는 초고화질 영화 230편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세계 최고이자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고객들이 사용 중인 HBM3/3E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HBM3E’ 샘플을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HBM3를 양산하고, 올초 SK하이닉스 HBM3E와 비슷한 성능의 차세대 HBM 반도체도 공개한다.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부터 HBM3를 양산할 계획이다.
생성 AI의 등장과 함께 자주 거론되든 것 중의 하나가 정보처리 개선을 위한 PIM(Processing-In-Memory)이다.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해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제품으로 꼽힌다.
QLC(Quadruple Level Cell)도 자주 듣는 용어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라 ▲ 셀 하나에 1비트를 저장하는 SLC(Single Level Cell) ▲ 2비트를 저장하는 MLC(Multi Level Cell) ▲ 3비트를 저장하는 TLC(Triple Level Cell) ▲ 4비트를 저장하는 QLC로 나뉜다. 동일한 셀을 가진 SLC 대비 QLC는 4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고용량 구현이 용이하고, 생산원가 효율성도 높다.
CXL(Compute Express Link)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최고 용량 서버용 메모리인 하이 커패서티(High Capacity) TSV DIMMTSV (Through Silicon Via) DIMM (Dual In-Line Memory Module)도 주목 받는 용어. 이 제품은 2개 이상의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을 형성해 칩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첨단 패키지 방식(TSV)이 적용된 모듈 제품이다. DIMM 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회로 기판 위에 탑재한 메모리 모듈 제품으로 PC, 서버 등 컴퓨팅 영역에서 주로 사용된다.
모바일 메모리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규격으로, 전력 소모량의 최소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저전압 동작 특성을 갖고 있다. 규격명에 LP(Low Power)가 붙으며, 최신 규격은 LPDDR 7세대(5X)로 1-2-3-4-4X-5-5X 순으로 개발됐다.
초고속 모바일 메모리인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최초 개발한 버전으로, 8세대 LPDDR6가 업계에 공식 출시되기 전 7세대인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LPCAMM(Low Power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은 PC나 노트북에 주로 사용되는 SODIMM(Small Outline DIMM, 데스크탑 및 노트북 등 PC에서 사용되는 메모리 모듈을 통칭하는 개념) 대비 탑재 면적을 감소시켜 부품 구성의 자유도를 높임으로써 배터리 용량 추가 확보 등 내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LPDDR 기반의 모듈 솔루션 제품이다. 공간 절약 뿐만 아니라 저전력과 고성능 특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SK 하이닉스는 "범용AI(AGI) 시대에도 메모리 반도체는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AGI, 데이터센터, 모바일, 그리고 PC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메모리 센트릭 AI 시대(Memory Centric AI Everywhere)'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