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은 '손 없는 날' 청명(淸明)···내일은 한식(寒食)

정기홍 승인 2024.04.04 13:08 의견 0

4일은 절기상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淸明)입니다. "날씨가 청명하다"는 표현도 청명에서 유래됐습니다.

다음 날 5일은 한식(寒食)입니다. 해마다 청명과 한식, 식목일은 같은 날이 되기도 하고 하루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옵니다.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매 일반'이라는 속담도 여기서 연유한 것이지요. 이 절기에는 '손 없는 날'로 인식돼 산소를 돌보고 집수리도 합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 옆 길에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어있다. 정기홍 기자

청명은 24절기 가운데 5번째 절기로 청명 다음에 드는 곡우까지가 봄의 절기로 봅니다.

농가에서는 서서히 농사일을 시작합니다. 논밭 갈이도 하고 씨를 뿌리는 등 본격적인 농사일에 나서지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어가(漁家)에서도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생명이 움트고. 일을 할 철에 날씨가 좋으면 좋지요. 일종의 '날씨점'입니다.​

이날 조선시대 내병조(內兵曺)에서는 버드나무와 느릅나무에 구멍을 뚫고 삼으로 꼰 줄을 꿰어 양쪽에서 톱질하듯이 잡아당기면서 비벼 새 불을 일으킨 뒤 임금에게 바쳤다고 합니다. 임금은 이 불을 다시 정승과 판서, 문무백관, 고을 수령에게 나눠줬는데 이러한 풍습을 '사화(賜火)'라고 전합니다.

이는 불의 주력(呪力)을 섬기는 사상을 전승한 것이라고 합니다.

청명을 전후해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淸明酒)라고 해 담근 7일 후 위에 뜬 것을 걷어내고 맑은 것을 마십니다. 또 이 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해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갔습니다.

메일국수를 한식면(寒食麵)으로 부르며 해 먹고 쑥단자, 쑥탕, 쑥떡을 만들어 향긋한 쑥냄새에 봄의 정취를 나누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해에서는 다음 절기인 곡우까지 작지만 연하고 맛이 있는 조기잡이로 성시(盛市)를 이루었는데 이를 '조기 파시(波市)'라고 합니다.

이 무렵엔 무엇이든 심으면 잘 자라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대지의 양기가 매우 강하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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