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반란표?"···민주당,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선출 '이변'

정기홍 승인 2024.05.16 23:00 의견 0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갑·5선)이 선출됐다. '명심(이재명 마음)'을 업었다는 추미애 국회의원 당선인을 눌러 이변으로 분석된다.

원내 정당은 국회의장 후보를 낼 수 있지만 관례적으로 의석 다수당에서 맡는다. 투표를 해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의원수가 많은 정당에서 선출된다.

우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재적 과반을 득표해 추 국회의원 당선인을 누르고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로 뽑혔다.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민주당 의원

앞서 '친명(친 이재명)'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사퇴로 이날 투표는 2파전으로 치러졌다.

우 의원은 총 투표수 169표 중 과반 수 이상 얻었고 무효표는 0표였다.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 수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내는 것이 관례여서 각 당이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6월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는 4선이 되는 이학영(경기 군포) 의원이 선출됐다.

우 의원은 당선의 변으로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방향, 제기하는 법안을 국민의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서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재학 시절인 1981년 전두환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다 투옥됐고 이해찬·임채정 전 의원 등과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노원을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했다.

우 의원은 지난 15일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표가 저한테만 이야기한 게 하나 있다. '국회는 단호하게도 싸워야 되지만 한편으로 안정감 있게 성과내야 된다는 점에서 형님이 딱 적격이죠'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 의원 당선인의 의장 추대 분위기가 짙어지자 안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가 추 당선인을 사실상 추대하기 위해 친명계 교통정리를 한 것을 두고 “심각한 문제”라고 공개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 추대에 이어 국회의장 경선을 앞두고 후보 사퇴 및 단일화가 진행되면서 자유로운 당내 경쟁이 실종되고 있다는 취지였다. 4선 중진인 우 의원은 4·10 총선에 불출마했다.

우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는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의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하차한 사례를 거론하며 “5선·6선쯤 되는 중진 의원들이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만약 박찬대 원내대표나 혹은 이재명 대표, 또는 가까운 분들의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다만 두 분이 어려워서 레이스가 안 될 것 같아 드롭했다면 본인 자유니까 문제 될 게 없다. 그런데 자꾸 누가 관여했다, 전언했다,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는데) 저는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경파인 추 당선인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철 등을 외치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장이 되시겠다고 나오신 분이 이런저런 정치적 쟁점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은 좀 삼가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16일 오전 “한 사람을 거의 황제 모시고 있는 당”이라며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유 전 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중진 의원은) 다 한번 대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했다가 또 개딸들한테 역적될까봐 다들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자유당 때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한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나오겠다고 했겠나. 지금 (민주당이) 그런 분위기 같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 돌아가는 꼬라지가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그렇지 않나, 전부 한 사람을, 거의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총재 시절을 예시로 들며 “경선하는 것이 역동적이고 당이 건강한 거지, 전부 눈치 보고 안 나오는 당이 다 어디로 가려고 그러는지 참 걱정스럽다”고 했다.

유 전 총장은 후보들이 친명 지도부의 설득에 따라 사퇴한 국회의장 선거를 두고서도 “(사퇴한 후보가) 전부 소위 친명”이라며 “(이 대표가) 처음부터 자기 의중이 있어서 그랬다고 그러면 밝히든지 해야지. 결선까지 만들어 놓고 나왔다가 사퇴한 사람은 얼마나 면구스럽게 만들었나. 속된 말로 X팔리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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