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경남 밀양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20년 만의 대국민 사과

정기홍 승인 2024.06.25 21:45 의견 0

경남 밀양시가 20년 전 밀양에서 있은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25일 대국민 사과했다.

최근 한 유튜브에서 가해자들의 신상과 근황을 공개해 20년 만에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파장이 다시 커졌다. 가해자를 고용한 유명 음식점이 문을 닫고, 지방공기업에 다니던 가해자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날 대국민 사과에는 안병구 밀양시장, 밀양시의회, 지역 내 8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관계자가 참여해 이 사건 피해자와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안병구 밀양시장 등 지역사회 관계자들이 25일 경남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머리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밀양시

사과문 발표자로 나선 안 시장은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어른들의 잘못도 크고 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를 하지 못한 지역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며 “우리 모두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이어 “무엇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손잡고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밀양 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 동안 성폭행한 뒤 영상을 촬영하고 협박한 사건이다.

이들 중 사건에 적극 개입한 10명만 재판에 넘겨졌고, 34명은 소년부에 송치되거나 합의로 풀려났다. 재판을 받은 10명도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소년부로 송치됐었다.

한편 경남도경찰청은 이날 기준 이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나 블로거 등을 처벌해달라는 고소‧진정 사건이 140건이 접수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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