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3)은 1970년 11월 전남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소설가 한승원(85)이다.
광주효동국을 다니다가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과 수석으로 입학한 것으로 열려졌다.
1993년 대학을 졸업한 뒤 유명 잡지 '샘터'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습작을 본격적으로 했다.
그는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5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 작가는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해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작품 활동을 해왔다.
대표 작품으로 장편소설 '검은 사슴'(첫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를 펴냈다.
소설집은 '여수의 사랑'(첫 소설),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가 있다.
시집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동화집은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이 있다.
한국 문단에서는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받은 소설집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이다. 채식이 아닌 육식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잔인함과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다뤘다.
부커상 심사평은 "독자의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소설", "아름다움과 공포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작품"이라고 했다.
2007년 단행본으로 국내 출간됐다.
그의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한승원 작가다.
한승원 작가는 올해 초 자전적인 내용의 장편소설 '사람의 길'(문학동네)을 펴내는 등 80대 중반임에도 여전히 왕성한 집필을 하고 있다.
한 작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내는 작가다.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한 작가는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후 지인에게 "복 받은 일이다. 딸을 부둥켜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부녀는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2대가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한강 작가의 오빠 한동림도 소설가로 활동 중이다.
한강 작가는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문집에서 "어린 시절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 십 원짜리 종이 건반을 가지고 피아노 연주 연습울 했다"고 했다.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 3월에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한강 작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와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글로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을 써오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 2021년 4월 말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라면서 오래 걸리고 힘들게 썼다고 했다.
한강 작가는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소설은) 두 권을 작업했는데 이제는 더는 안 하고 싶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 눈이 계속 내리고 너무 춥고, 이제 저는 봄으로 들어가고 싶다"며 앞으로는 '밝은 얘기'를 쓰겠다고 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구 문예창작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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