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 10대 훈련생들에게 당했다···이스라엘 외교장관 "하마스 최고지도자 신와르 제거" 공식 발표

정기홍 승인 2024.10.18 11:20 | 최종 수정 2024.10.18 11:24 의견 0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62)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하마스의 실질적인 수장직에 오른 지 3개월 만이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범해 1200여 명을 죽이고 251명을 납치한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의 테러를 설계한 인물이다. 이 테러가 '가자 전쟁'의 발발을 불렀다.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신와르는 이스라엘군 분대장 훈련생들과 조우해 교전 끝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의 모습. 2년 전인 2022년 촬영된 사진이다. CNN 캡처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지도자가 사살된 모습의 현장. 신와르가 사망 직전 쇼파에 앉아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페이스북

신와르를 발견한 것은 이스라엘군의 보병 분대장 양성 기구인 '828 비슬라크 여단' 소속 훈련생들이었다.

이들 훈련생은 지난 16일 가자 지구 최남단인 라파 근처의 텔 술탄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중 3명의 하마스 대원들과 마주쳤고, 긴급히 드론의 지원을 받아 교전을 벌였다. 다음 날 교전지에서 사망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신와르와 비슷하다는 것으로 알고 DNA 검사 등을 거쳐 신와르임을 최종 확인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반 이스라엘 활동에 적극 가담해 2011년까지 20여 년 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어 그의 지문과 치과 진료 기록 등 신체 정보가 이스라엘에 보관돼 있었다.

살해된 신와르의 시신에서 발견된 사탕과 UNRWA 직원의 신분증과 여권 등. 이스라엘방위군(IDF) 페이스북

신와르는 지난 7월 31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사망한 이스마일 하니야의 뒤를 이어 8월 6일 정치국 최고지도자에 올랐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하마스의 대규모 이스라엘 기습 공격의 핵심 기획자로 알려져 왔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출신임에도 지난 1980년대 이스라엘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칸유니스(가자지구 내 남부 도시)에 거주하는 동족 팔레스타인인을 대거 살해해 ‘칸유니스의 도살자’로도 불렸다.

하마스 안팎에선 하마스 정치사무소(대외협상 창구)가 있는 카타르 도하에 주로 머물던 하니야를 ‘온건파’, 가자 지구에서 활동해 온 신와르를 ‘강경파’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하마스가 신와르를 정치국 최고지도자로 선출했을 땐 “하마스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와르는 가자 전쟁이 발발하고,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 및 대규모 공습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현지에 머물며 숨어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신와르를 극단주의 인사로 분류해 왔고, 살해할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신와르가 정치국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카츠 장관은 X에 “신와르가 선출됐다는 건 그를 신속히 제거하고, 사악한 조직(하마스)을 지구에서 없애야 할 또 다른 이유”라고 했다.

당시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아랍권 매체인 알아라비야방송에 “신와르를 위한 유일한 장소는 (먼저 공습으로 숨진) 무함마드 데이프(하마스 사령관) 등 테러리스트들 옆”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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