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김건희 공적 지위 없어…그런 분 라인 존재하면 안 돼"
대통령실 오후 "김 여사 비선 조직 없다.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
정기홍
승인
2024.10.14 10:37 | 최종 수정 2024.10.15 10:40
의견
0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최근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한 발언과 관련 “(김건희 여사가)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이 오해하고 언론이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국정의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 대상이 이른바 김 여사의 '한남동 라인 7인방'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7인방 이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차 부산을 찾아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그는 여권 일각에서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이 당정 간 갈등을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그게 비판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주요한 이슈에 외부가 아니라 여당 대표가 요청, 대통령이 수용해 변화와 쇄신의 계기로 삼는다면 민심에 맞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김 여사 문제가 의제로 논의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따로 정해진) 의제가 없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미리 하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민생과 민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안의 '김건희 여사 라인'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에는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디 있는가"라며 "대통령실에는 공적 업무 (계통) 외에 비선(秘線)으로 운영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 최종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고 의례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 라인' 의혹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무슨 김대남(전 선임행정관) 유언비어 같은 얘기나 자꾸 언론들이 확대해서 쓰고 그러면 안 된다"며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이야기하는 유언비어 같은 이야기에 언론이 휘둘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 등 친한계가 대통령실 '한남동 라인'(여의도 정가에서 이 여사 라인을 부르는 명칭)을 지적하는 것은 이 라인의 일부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자신의 직책과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친한계는 한 대표가 정계에 입문한 뒤 불거진 '윤-한 갈등'의 배후에 이들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당 비대위원장이던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퇴진 요구를 받았을 때,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읽씹'(읽고도 무시)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을 때 한 대표를 공격한 게 이들이라는 말이다.
이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4월 취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실은 말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기강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친한계는 정 비서실장의 이 경고를 무시하고 일부 참모진이 아직도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