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약 3000명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쯤에는 파병 군인은 1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야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텔레그램에 올라온 러시아 동부에서 이동 중인 북한군 영상 장면. PARA PAX 텔레그램

지난 18일 텔레그램에 게시된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 영상의 한 장면. PARA PAX 텔레그램

이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러는 한쪽이 침공받을 경우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신조약 4조를 체결한 뒤 파병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최정예 11군단, 폭풍군단이 주전력으로 파병돼 있고, 러시아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이다.

박 의원은 "국정원은 올해 말까지 1만여 명이 러시아에 투입될 것이라는 상당히 근거 있는 첩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교관들은 파병 북한군의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나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선 투입 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러시아군이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 선발하는 동향이 확인되고 있으며 북한군 대상 군사 장비 사용법·무인기 등 특수교육 진행도 확인했다.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는 모습.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엑스(X)

특히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 대가로 상응하는 경제적 대가를 보상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액수는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은 이번 파병 사실을 일절 외부에 알리고 있지 않지만, 파병 후 주민들 사이에서 ‘폭풍 군단’이 파병됐다는 소문이 유포되고 있다”며 “선발된 군인 가족들이 크게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고, 북한 당국은 입단속 및 파병 군인 가족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하기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 격리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파병 의도에 대해선 북러 군사동맹 고착화, 유사시 러시아의 한국 개입 유도, 경제난 돌파구 마련, 군 현대화 가속 필요성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