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 단지를 9월 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달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뒤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한 달여 만에 이를 번복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강을 낀 서울 아파트 단지. 저 멀리 동호대교가 보이고 강 건너편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다. 정기홍 기자

이달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6개월간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의 전 아파트 약 2200개 단지, 약 40만 채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규제는 24일 신규 매매 계약분부터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 거래가 성행하거나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지역의 토지, 주택, 상가 거래 시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는 제도다. 이 곳에 집을 사는 사람은 2년간 실제로 거주해야 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할 수 없다.

정부는 6개월 한시로 규제를 적용한 뒤 필요하면 지정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과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단지들은 지정이 유지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이 가라앉지 않으면 인근 지역을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지정돼 있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다른 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 규제 지역에서 집을 사고팔 때 양도소득세 중과, 강화된 대출 담보인정비율(LTV) 등이 적용된다.

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정책대출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서울시 합동점검반은 집값 담합이나 이상 거래 등을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12일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 복합지구 인근 4개 지역 내 아파트 291개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서울시의 해제 이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고, 강남 3구에서 갭투자 의심 거래도 증가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시장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규제를 해제했다는 비판이 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심려를 끼쳐 드려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