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호선별 노선도가 40여 년 만에 전면 교체된다. 올 하반기부터 전동차, 승강장 등에 순차적으로 부착된다.

서울 지하철 노선이 1980년대 4개 노선(106개 역)에서 2000년대 9개 노선(338개 역)을 거쳐 현재 23개 노선(624개 역)으로 늘었지만 노선도는 1980년대 형태 그대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74년 1호선 개통 이후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사용되는 '단일노선도'를 표준화해 쉽게 읽히는 신형 노선도를 개발했다. 지난 16일 디자인을 발표했다.

지하철 2호선 안전문 부착 새 단일 노선도. 정방형이다.

국제표준인 8선형을 적용해 읽기 쉬워진 새 노선도

왼쪽은 지금 적용 중인 노선도, 오른쪽은 개선된 새 노선도

지금의 노선도는 역 위치와 이동 방향, 지자체 경계 등 주요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고, 급행·환승 등 표기체계도 호선별로 달라 혼란스러웠다.

특히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 표기나 역번호가 부족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됐다.

서울시는 시각·색채·정보디자인 분야 전문가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 새로운 표준 디자인을 마련했다.

개선 노선도는 ▲많은 노선과 환승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8선형 적용 ▲시인성 개선을 위한 신호등 방식의 환승역 표기 ▲위치 이해도를 높이는 지리 정보 표기 ▲노선 간 구분이 쉬운 색상 및 패턴을 적용했다.

또 단일노선도는 ▲가로형 ▲세로형 ▲정방형(안전문 부착형) 3가지 형태다.

새 노선도에는 색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색각(색맹과 색약) 이상자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개선된 색상 체계가 적용됐다.

환승 노선은 신호등 방식으로 표기해 시인성(모양, 색이 쉽게 띄는 성질)을 높였다.

환승역 표기를 개선한 신 노선도(오른쪽)

또 서울과 인접한 자치구의 경계, 한강과 주요 분기점 등도 함께 표기돼 지리적 이해도를 높였다.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지리 정보(강, 바다)를 표기한 신 노선도

서울시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산서울타워 등의 명소를 픽토그램(pictogram, 그림 그래프)으로 표현한 아이콘 14종을 개발해 노선도에 반영했다. 이를 활용한 기념 굿즈도 제작할 계획이다.

외국인을 고려해 역번호와 노선을 함께 표기

특히 여의도역에는 세계 최초로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신형 노선도를 영상으로도 제공한다.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OLED 패널 32대를 활용해 노선 정보뿐 아니라 운행 방향, 비상 안내까지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노선 간 구분이 쉬운 색상 및 패턴 적용한 개선 노선도(오른쪽)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새롭게 발표한 노선도는 시각 약자, 외국인 모두를 배려한 읽기 쉬운 디자인"이라며 "지하철을 더욱 편하게 이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하철 노선도의 변화 모습. 이상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