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거나 수술 없이 특수 안약만으로 노안을 고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루 두 번의 점안(點眼·눈에 안약을 떨어뜨려 넣음)만으로 시력이 개선되고, 효과는 최대 2년 동안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 연구팀은 지난 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이 같은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녹내장 치료제로 쓰이는 '필로카르핀(pilocarpine)'과 소염제인 '디클로페낙(diclofenac)'을 결합해 개발한 특수 안약을 이용했다.
필로카르핀은 동공을 축소시키고 수정체 조절근을 수축시켜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다. 또 디클로페낙은 안약을 장기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이나 통증, 출혈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 대상자는 안과 환자 766명이었고, 평균 55세였다.
참가자들은 하루에 두 번, 6시간 간격(오전 3시간, 오후 3시간)으로 농도가 다른 안약을 넣었다.
시력검사표로 확인한 결과, 1% 농도의 안약을 넣은 그룹(148명)의 99%는 평소보다 두 줄 이상을 더 읽었고, 2% 농도 그룹(248명)의 69%와 3% 농도 그룹(370명)의 84%는 세 줄 이상을 추가로 읽었다.
이 효과는 평균 434일, 최대 2년 가까이 유지됐다.
한천석 시력표, 진용한 시력표
부작용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일부 환자는 일시적인 시야 흐림, 눈 따가움, 두통을 호소했다.
연구팀은 "비 침습적(侵襲的·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체내로 들어가는 것)이고 효과적인 노안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일 보훔 루르대 부르크하르트 딕 교수는 "놀라운 성과지만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