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남자 감독이 결승선을 들어온 소속 여자 선수에게 타월을 덮어주는 과정에서 과도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엉뚱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당사자인 감독과 이 선수는 "명치 끝이 닿아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완기 강원 삼척시청 감독이 팀 소속 이수민 선수가 국내 여자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뛰어그 타월을 감싸주고 있다. KBS 중계영상 유튜브 캡처
체육계와 SNS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강원 삼척시청 소속 이수민 선수가 국내 여자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기하던 김완기 삼척시청 감독은 곧바로 이 선수에게 다가가 타월로 상체를 감쌌다. 마라톤 경기 후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 선수에게 담요나 타월을 덮어주는 것은 일반적인 조치다.
그런데 티 순간 이 선수는 얼굴을 찡그리며 김 감독을 밀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장면은 중계 화면을 통해 보여졌다.
이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은 이 선수의 찡그린 표정이 김 감독의 과도한 신체 접촉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일부 누리꾼은 "선수가 불쾌해 보인다"거나 "감독의 행동이 과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들은 "기분 나쁜 게 아니라 힘들어서 그런 것 같다", "통상 보는 광경인데 상황을 과대 해석하면 안 된다", "갑자기 식어지는 체온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안 하면 안 했다고 말할 것"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감독은 언론에 당시 상황을 해명했다.
그는 "마라톤이 힘들다. 특히 여자 선수들 같은 경우는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실신하고 쓰러지는 그런 상황이 많다. 잡아주지 않으면 넘어지고 많이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선수는 논란이 불거지자 김 감독에게 미안하더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선수가 '감독님 죄송하다'고 하더라. 세게 들어오다가 (김 감독 팔과) 명치 끝이 닿았다더라"라며 "이 선수가 '숨을 못 쉴 정도로 너무 아파서 자기도 모르게 뿌리쳤는데 TV 중계에 나갔다. 정말 죄송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고생 많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잡아주고, 뿌리치고 하니까 그게 추행이 아니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육상 쪽에서는 이런 사례가 다반사다. 모든 지도자가 (선수가) 들어오면 다 잡아주고 한다"고 현장 실정을 전했다.
한편 이 선수는이날 2시간 35분 41초로 국내 여자부 1위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마라톤 국가대표 출신으로 황영조·이봉주 선수 등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우승한 황 선수와 함께 출전해 28위로 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