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지난 총선 때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 구의원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돌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수진 전 의원은 2024년 초 자신이 이 같은 사실을 담은 탄원서를 당대표실에 전달했으나 당에서 이를 뭉갰다고 주장했다.
이 탄원서는 지난해 말 해고돼 폭로전을 이어가는 김 전 원내대표 보좌진이 보관해 왔고, 김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열린민주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동작구의원 A 씨와 B 씨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원내대표 측에 각각 2000만 원, 1000만 원을 건넸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구의원이 되지 못했고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2023년 12월 이를 돌려받았다며 탄원서를 만들어 당대표실에 전달했다.
이들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2024년 총선에서 당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탄원서를 썼다고 한다.
당시 당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었고 탄원서 제목은 '이재명 대표님께'로 시작한다.
A 씨는 이 탄원서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원내대표 측근 C 씨로부터) 정치자금 지원을 요구받고, 1월 설 즈음 김 전 원내대표의 동작구 자택에 방문해 사모님께 5만 원권 현금 2000만 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그해 6월 김 전 원내대표 지역 사무실에서 시·구의원 정례회의가 끝나고 사모님이 불러서 갔더니 '딸에게 주라'며 새우깡 한 봉지를 담은 쇼핑백을 건네줘서 받았다. 그 쇼핑백 안에 5만원 권 1500만 원, 1만 원권 500만 원 등 2000만 원이 함께 담겨 있었다"고 했다.
또 B 씨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설 연휴 전에 부인이 김 전 원내대표 댁에 방문해 설 선물과 함께 500만 원을 드렸더니,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구정 선물로는 너무 많고 공천 헌금으로는 적다'며 돈을 돌려줬다"고 했다.
이어 "2020년 3월 김 전 원내대표 아내에게 1000만 원을 건넸더니 돈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사양했다고 했다.
B 씨는 "며칠 후 김 전 원내대표 최측근인 C 씨가 전화해 '사모님한테 말했던 돈을 달라'고 해서 당일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C 씨에게 1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덧붙여 썼다.
그는 "그해 6월 지역 사무실에서 시·구의원 정례회의를 마치고 C 씨가 1000만 원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의원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들어온 이 탄원서를 당대표실로 전달했는데, 탄원서가 당시 후보자 검증위원장이던 김 전 원내대표 본인에게 전달되면서 사건이 묻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당시 "총선을 앞두고 나온 근거 없는 투서"라며 이 전 의원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가 총선 이후 취하했다.
한편 이 탄원서에는 김 전 원내대표의 아내가 동작구의회 부의장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주장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