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온, 중국의 '배터리 굴기'에 반격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3.06 22:27 의견 0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의 '굴기(몸을 일으킴)'에 대항하기 위해 중저가 제품군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짜기 시작했다.

이는 국내 업계의 주력인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하이엔드(최고 품질) 시장을 고수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LFP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원계 배터리보다 전기차 주행 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싸다.

LFP 배터리 시장은 CATL,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전체 LFP 배터리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SK온은 오는 15~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파우치형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대전연구소에서 양산 목적으로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SK온 대전연구소 전경. SK온 제공

국내 3사 중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한 곳은 SK온이 처음이다. SK온은 완성차업체들의 요구로 지난 2021년부터 LFP 배터리를 개발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용 LFP 셀의 개발을 하고 있다.

올해 중국 난징(南京) 배터리 공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내년부터 미국 미시간 공장에도 LFP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LFP 기술을 고도화해 전기차용 LFP 배터리로 확산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생산 허브인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의 파일럿 라인을 통해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테스트 중이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LFP 배터리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것은 글로벌 완성체업체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NCM계 배터리보다 무겁고 단위면적당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가격이 약 20~30% 낮아 테슬라와 포드, 벤츠, 폭스바겐도 탑재를 검토 중이다. 기술 진화로 LFP의 에너지밀도도 향상되고 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23.7%다. 반면 10위권 내 중국 업체 6곳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60.4%로 절반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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