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가 다양한 음식으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인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 출간)로 다시 독자들을 찾았다. 장하준 글, 김희정 옮김. 1만 8000원

그는 베스트셀러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다수의 유명 베스트셀러를 냈다.

장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으로 경제 현안들을 흥미로운 지식과 통찰로 풀어냈다.

예를 들면 풍부한 자원과 게으름을 동시에 상징하는 코코넛 이야기로 가난한 나라가 부유하지 못한 원인과 해결책을 알려준다. 새우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똑같이 징그러운 곤충인데 유독 새우만을 즐기는 음식 취향을 통해 한때 경제적 새우였던 영국,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이 어떻게 세계 경제의 고래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

모든 재료를 잘 융합시키는 오크라를 끄집어내 자유시장, 자유무역의 '자유'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 알리면서 자본주의를 더 인간적으로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대부분의 사람이 좋아하는 육류인 닭고기를 통해서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회의 평등뿐 아니라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해야 함을 깨우쳐 준다.

그는 밀크 초콜릿 개발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스위스가 비밀 은행이나 관광 산업으로 번영을 누린다는 편견을 깨고 제조업 강국임을 밝힌다. 이제는 서비스업이 대세가 됐다는 탈산업 사회 담론의 허구성을 파헤친다. 앞으로도 산업화와 제조업이 경제 성장을 줌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장 교수는 "경제학이 딱딱하다는 인식에 접근을 잘 하지 않는다"면서 "음식은 이런 사전 인식을 깨기 위한 일종의 미끼"라고 말했다.

사이렌스 정기홍 기자 bonnylim@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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