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영수 전 특검, 대장동 일당에게서 200억+α 약속 받아”

검찰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 ’50억 클럽’ 1년 반만에 수사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3.30 23:00 | 최종 수정 2023.03.31 05:30 의견 0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30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박 전 특검은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씨가 50억원씩 주기로 했다는 정치인, 법조인 등을 지칭하는 ‘50억 클럽’에 포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혹이 지난 2021년 9월 대장동 수사를 착수한 직후부터 제기됐지만 미적거리다가 이날 국회가 ‘50억 클럽’ 특검법을 법사위에 상정하자 압수수색에 나섰다.

SBS 뉴스 캡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날 박 전 특검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월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에게 최소 200억원을 약정 받았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씨 등이 대장동 사업 참여를 준비할 때 박 전 특검이 김 씨의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해주고 대가를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장동 일당인 김만배·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씨 등은 2014년 11월 박 전 특검과 같은 법무법인 소속인 양 모 변호사와 대장동 사업을 논의하면서 ‘성공하면 200억원을 주겠다’고 약정했고, 이를 양 변호사가 박 전 특검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약정된 200억원에 대장동 부지 내 400평 땅과 건물이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박 전 특검 등이 실제로 금품을 받았는지 조사 중이다.

양 변호사는 2016년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의 특검보로 당시 박 특검을 보좌했다. 그는 대장동 일당의 사업 추진 초기에 자신의 후배를 서판교자산관리(화천대유 전신)의 대표로 세우는 등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양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 수색했다.

박 전 특검의 딸도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잔여분을 수의계약으로 분양받아 8억원대 차익을 얻고,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특검은 이날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 알선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정영학 녹취록에 언급돼 있는 ‘50억 클럽’에는 박 전 특검 외에도 곽상도 전 의원,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