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폭락 때 권도형 대표의 90억원 김앤장으로 흘러갔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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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23:31 | 최종 수정 2023.04.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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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폭락 전후로 90억원대의 테라폼랩스 자금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으로 흘러간 사실을 포착했다. 테라·루나 사태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코인 폭락 직전에 투자자들에게 50조 원 넘게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은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테라폼랩스 본사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다가 90억원대의 돈이 김앤장으로 흘러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 돈은 테라·루나 코인이 폭락한 지난해 5월을 전후로 여러 차례에 걸쳐 입금됐다.
검찰은 통상적인 자문료보다 많은 점을 중시, 이 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김앤장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 옥시 측 법률 대리로 4년간 95억 원을 받았다.
회사가 보유한 코인을 현금화 했다면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고 추징도 가능하다.
검찰은 테라·루나 코인 폭락 직전부터 송금이 시작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권 대표가 코인 폭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법률 대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13일 “권 대표가 한국에 들어오지 않아 자세한 금액과 송금 목적 등을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송환돼 수사를 받을 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몬테네그로에 구금 중인 권 대표의 송환을 놓고 미국과 다투고 있다. 몬테네그로 사법 당국은 권 대표를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수사를 한 뒤 송환하겠다고 밝혀 미국이 아니라 국내로 송환되더라도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등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관련자들이 한국에 거주 중인 점을 들어 몬테네그로 당국에 국내 송환을 설득하고 있다.
검찰은 또 권 대표의 국내외 자산을 동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법원에서 심리 중인 권 대표의 재산은 71억원으로, 외국 가상화폐거래소와 스위스 예금계좌 등으로 빼돌린 자산을 합하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폭락 사태 전후 테라·루나를 사들여 손해를 본 사람은 2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권 대표는 이들에게 한 푼도 보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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