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검색 엔진 '빙(bing)'에 생성형 AI에 챗GPT를 탑재하면서 지난 25년간 세계시장을 장악해온 구글의 검색 시장 아성을 무너뜨릴 기세다.

시장조사 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현재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93.18% 점유하고 있다. MS의 빙은 2.87%에 불과하다.

MS의 검색엔진 빙(Bing). MS 홈페이지 캡처

17일 MS에 따르면 MS는 지난달 초 챗GPT를 장착한 지 한 달여 만에 빙의 하루 순이용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

이용자의 3분의 1이 빙을 처음 이용한 것으로 조사돼 검색시장 1위 구글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불안한 검색 시스템 불만에 이용을 꺼리던 유저들의 신규 이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자사 생산 제품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구글 검색엔진을 빙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구글을 난망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은 검색 엔진을 교체하는 계획을 서둘러 추진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각) 삼성이 지난달 자사 생산 제품의 기본 검색엔진 시스템을 12년 만에 빙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빙이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챗GPT를 적용해 검색 능력이 한결 좋아졌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구글의 연간 매출 중 삼성전자와의 검색엔진 기본 탑재 계약은 약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구글은 현재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두고 계속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삼성의 이 같은 검토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구글의 검색 사업에 균열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검색 부문에서만 1625억 달러(약 213조원) 이상을 벌었다. 이는 전체 수익(2798억 달러)의 60%다.

구글은 아직 생성형 AI 검색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MS의 빙에 맞서 생성형 AI 서비스인 ‘바드(Bard)’를 공개했지만 성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검색엔진 대체 움직임이 포착되자 구글은 직원 160명을 긴급 투입해 AI 기능을 검색에 적용하는 '마기(Magi)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기존 검색 결과와 AI의 답변을 혼합한 검색엔진 개발이다.

구글은 곧 세부 내용은 공개할 예정이다.

사장에서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검색엔진은 다음 달 미국에서 100만명을 대상으로 공개하고 올 가을쯤 기능을 추가한 뒤 이용자를 3000만명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이렌스 정기홍 기자 hong@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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