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요금 인상으로 한국서 1400억원 더 벌어갔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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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7 22:26 | 최종 수정 2023.04.1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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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줄었지만 매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년도에 단행한 요금 인상이 큰 역할을 했다.
17일 변재일 의원실이 넷플릭스의 해외 결산보고서와 국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한 7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구독료를 인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넷플릭스는 당시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 2000원에서 1만 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 4500원에서 1만 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올렸다.
하지만 구독료 인상에 이용자는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17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0.5%가 감소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이유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 독주 시대는 끝났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수익은 오히려 1416억원이 늘었다.
지난 2021년 말 단행한 월 구독료 인상 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콘텐츠의 영향이 컸다.
미국 본사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지난해 기준 60% 수준으로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국내 매출원가 비중은 2019년 70.5%, 2020년 81.1%, 2021년 84.5%, 2022년 87.6%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제작사들과 유저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한국 제작사에 수익은 배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엔 ‘계정 공유 유료화’가 임박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넷플릭스 구독을 끊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 의원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구독료를 올려 매출을 늘리고도 수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유출해 조세를 회피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국내에서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을 높여 지난해에는 이를 87% 이상으로 책정했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해외로 이전해 법인세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 의원은 콘텐츠 제작 비용이 대부분인 매출원가 비중 격차가 넷플릭스 본사와 국내 간 20% 이상 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액 7733억원 중 6772억원이 해외 그룹사로 송금됐으며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액 증가 폭(4.2배)보다 해외 이전 수수료 증가 폭(5.2배)이 더 컸다.
이탈리아와 일본은 지난해 넷플릭스가 매출원가를 이용해 법인세를 적게 납부하는 조세회피 방식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이탈리아에서는 합의금을 냈고 일본에서는 추징금을 납부했다.
국내에서도 국세청이 2021년 넷플릭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서 조세회피 혐의로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으나 넷플릭스는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변 의원은 “넷플릭스가 해외 본사로 매출을 이전하기 위해 콘텐츠 비용은 높게 책정하는 등 한국에서 가져가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용에 이중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넷플릭스의 일방적인 구독료 인상, 국내 망 무임승차와 법인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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