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아침 산책 길의 '왜가리'···단아하지만 때론 게걸스러움 보여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22 14:44 | 최종 수정 2023.04.22 22:37 의견 0
홍제천에서 망중한을 줄기는 왜가리 모습. 하천이 깨끗해지면서 요즘 들어 왜가리 모습은 더러 목격된다.

주말인 22일 이른 아침,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을 걷다가 왜가리를 만났다. 산책을 나온 것인지, 아니면 식사를 하러 온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제법 단아한 자태로 미동도 없이 멍때리듯 전방을 응시하고 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든 이유는 지난 해 여름의 기억 때문이다. 가만히 서 있다가 긴 목을 이용해 발사하듯 긴 부리로 덩치 큰 고기를 잡아 통째로 삼기는 모습이 신기함과 감탄 그 자체였다. 혹시 이번에도 그런 장면을 재연하는 행운을 가져다 줄까 하는 기대감이 스멀스멀 다가섰다.

물 속에서 먹잇감 물고기를 찾는 모습

망중한을 즐기는 듯하지만 움직임 없이 물고기가 사정권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시간이 긴 경우가 많다.

드디어 잡았다! 큼지막한 물고기 한 마리를 덥썩 물고선 특유의 동작으로 목 안으로 넘기는 중이다. 이상 정기홍 기자

왜가리는 길이 80~100cm, 날개 폭 155~195cm, 몸무게 1.1~2kg 정도의 꽤 큰 조류로, 회색 등과 긴 목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흰 머리 색깔과 함께 눈에서부터 시작되는 검은 줄이 뒷머리까지 이어져 댕기깃을 이루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철새였으나 강한 적응력에 텃새가 된 상태다. 실제 국내 강가와 들녁은 물론이고, 서울을 포함한 도심 하천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곱상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성질이 거칠고 육식성이다. 긴 목을 이용해 피라미 등 작은 어류뿐 아니라 위의 사진에서 보듯 잉어, 메기, 가물치 같은 제법 큰 물기고도 잘 잡아 엄청 먹어치운다.

산책 길에 만난 녀석은 지난 여름의 그 게걸스러운 녀석과는 좀 달라보이지만, 명상하듯 가만히 있다가 주변에서 휴대전화로 찍어대는 게 거슬렸는지, 갑자기 날개를 확 펴더니 휘익 날아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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