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년 4월 총선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실시간 공개 검토
시도 선관위 청사에 24시간 공개화면 설치
국정원 지적 '투·개표 시스템 취약' 보완 착수
수개표 시행은 "정치권 합의 시 가능해"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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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15:03 | 최종 수정 2023.10.1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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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4월 총선에서 모든 지역구의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보관소에 설치된 CCTV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전투표함 관리 투명성을 강화해 '사전투표 조작'에 따른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020년 4월 실시된 총선 때부터 지어진 밑도 끝도 없는 부정 선거 논란이 10일 국정원에서 선관위 사이트가 해킹 보안 허술하고 투·개표 결과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밢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11일 "사전투표함 보관 장소 CCTV 화면 24시간 송출을 내년 총선 때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지난 1일부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함·우편투표함 보관 장소 CCTV 화면을 청사 1층 현관 모니터에 24시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장소에는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이 CCTV 화면은 기존에도 선관위 근무 시간에 상황실을 방문해 열람할 수 있었으나, 선관위는 이번 보선에서 투명성과 정보 접근성 강화를 위해 공개된 장소에 CCTV 화면을 24시간 송출하는 모니터를 설치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녹화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선관위는 이번 보선에서 시행한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 실시간 송출을 내년 총선에서는 전체 지역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도별 선관위 청사 등 공개된 장소에 영상 암호화와 위·변조 방지 기술을 적용한 지역구별 CCTV 화면을 하루 종일 송출하는 방식이다.
선관위는 전날 국가정보원·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투·개표 시스템 보안 취약 지적과 관련해서는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보완에 착수했다.
유권자 등록 현황과 투표 여부 등을 관리하는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에 인터넷을 통해 침투할 수 있다는 지적에 데이터베이스(DB) 서버 접근 통제를 강화하고 DB 위·변조 여부 탐지 조치를 시행했다.
'12345' 등 허술한 시스템 접속 비밀번호는 변경하고 보안패치도 진행했다.
이밖에 국정원이 우려를 표한 보안 취약 사항에 대해 시스템 접근 제어·통제 강화와 보안 장비 추가 등을 통해 개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보 보호 정책 적정성, 사이버 위기관리 대응체계, 정보 유출 예방 등에 대한 내부 심층 감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사전투표 용지에 날인되는 청인(廳印·선관위 도장), 사인(私印·투표관리관의 도장) 파일을 선관위 내부 시스템에 침투해 훔치고 투표지 무단 인쇄까지 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선관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실제 투표용지와 동일한 투표용지를 발급하려면 투표용지 발급기, 전용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모두 취득해야 하기에 내부자의 조직적 조력 없이는 무단 인쇄가 현실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투표지 분류기 미사용 수(手)개표 시행에 대해 선관위는 '정치권 합의가 이뤄지면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도 사람이 일일이 표를 집계하는 수개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표지 분류기는 기계적 보조장치에 불과하기에 '순수 수개표'를 바로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개표 지연과 오류 증가 등 문제점도 있어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투표 축소·폐지는 국민적 합의와 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선관위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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