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거대 AI 컴퓨팅 탑재 초고성능 D램 'HBM3E' 공개

미국 실리콘밸리서 AI시대 주도 '차세대 메모리 제품' 대거 선보여
SK하이닉스와 HBM 시장 경쟁 예고…올해 점유율 접전 예상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0.21 14:21 | 최종 수정 2023.10.22 23:33 의견 0

삼성전자가 생성형 챗GPT와 같은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차세대 메모리 설루션인 HBM3E 등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글로벌 정보통신(IT) 고객과 파트너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메모리 테크 데이'를 열고 초고성능 HBM3E D램인 '샤인볼트'(Shinebolt)를 처음 선보였다.

앞서 SK하이닉스 지난 16일 HBM3E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했다고 발표해 HBM 글로벌 시장 두고 두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HBM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40% 후반대를 갖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은 3∼5%다.

삼성전자 HBM3E D램. 삼성전자 제공

고대역폭 메모리를 뜻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AI(인공지능) 분야의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돼 챗GPT 등장 이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HBM 5세대인 HBM3E는 아직 샘플 정도만 나왔지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이정배 사장이 20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초고성능 D램 'HBM3E'를 발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HBM3E D램인 '샤인볼트'는 용량이 전작의 1.5배 수준으로, 초당 최대 1.2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1초에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UHD 영화 40편을 다운로드 하는 속도다. 전력 효율은 10%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4세대 제품인 HBM3 8단과 12단 제품을 양산 중이며, HBM3E도 고객사에 샘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샘플을 주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내용이다. 이날 양산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HBM 세계시장을 놓고 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가고 미국 마이크론도 HBM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연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46∼49%의 점유율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지난 5월 12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했고 차세대 11나노급 D램도 업계 최대 수준의 집적도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10나노 이하 D램에서는 기존 2차원(2D)의 평면이 아닌 3D의 신구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칩 면적 한계를 3D의 수직 구조로 바꾸려는 절차다.. 이를 통하면 1개 칩에서 용량을 100Gb 이상 늘릴 수 있다.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 현장 부스. 삼성전자 직원들이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날 또 최근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나노급 32Gb DDR5 D램을 선보였다. 32Gb는 D램 단일 칩으로 최대 용량이다.

업계 최고 속도인 32Gbps(초당 기가비트) GDDR7 D램도 전시했다. GDDR D램은 그래픽, 데이터센터, AI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D램이다.

이날 행사에는 반도체 패권 경쟁을 다룬 책 '칩워'(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리비안 등 파트너사 주요 임원도 참석했다.

크리스 밀러는 삼성전자 미주총괄 짐 엘리엇 부사장과 가진 대담에서 "자동차의 변화처럼 기업과 국가는 반도체 공급망에 당면한 변화를 인지하고 현재의 리스크들을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향후 AI 시장의 성장에 따른 메모리의 역할과 반도체 생산 거점의 다각화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온쇼어링(자국내 생산)보다 인력 확보를 더 큰 현안으로 진단했다.

또 프라샨트 담리 인텔 메모리 기술 선임 디렉터는 인텔의 첨단 데이터센터 개발 랩을 소개하며 기술 진화에 따른 메모리 기술 및 업계 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블로 지페로비치 MS 애저 메모리&스토리지 센터 사장도 생성형 AI 기술 등 최신 AI 트렌드와 이에 따른 미래 메모리 조건 등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미주총괄 메모리 상품기획 담당 김인동 상무는 "이번 행사는 여러 미주 주요 고객사, 파트너사와 최신 제품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라며 "특히, 샤인볼트와 12나노급 32Gb DDR5 등 AI 전략 핵심 반도체 제품 공개를 통해 삼성의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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