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XXX 같은" 회의장 욕설 이유 있었네···카카오 임원 “문제점 지적하다 실수 인정”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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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23:29 | 최종 수정 2023.11.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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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내 회의에서의 욕설로 논란이 불거진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욕설 경위를 설명하면서 카카오 내부의 산적한 문제들도 거침없이 지적했다.
김 총괄은 지난 22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있는 내부 임직원 회의에서 ‘여긴 문제 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는 취지의 비속어가 섞인 거친 욕설을 해 카카오 내부에서 논란을 불렀다.
김 총괄은 최근 위기에 빠진 카카오의 내부 쇄신을 위해 지난 9월 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데려온 인물이다. 또 네이버 공동창업자로 발달장애인 고용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해 대외적인 신망도 높다.
김 총괄은 욕설이 나온 당시 회의를 ‘문제의 제주도 회의’라며 모두 임원과 부서장으로 이뤄진 7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카카오 본사가 있는 제주도 부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논의하는 자리였고, 그는 본사 부지에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카카오스페이스 직원)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하청)업체가 있다며 김 총괄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김 총괄은 이 과정에서 약 10분간 언쟁이 계속됐다고 했다.
그는 "해당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외주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과 이런 발언에도 아무 말 없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700억~800억 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며 “이런 X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총괄은 카카오에서 직면한 문제들도 이날 글에서 언급했다.
직책이나 경력에 안 맞게 들쭉날쭉 다른 연봉체계와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과 그에 대비되는 열악한 직원들의 휴양 시설, 제주도 본사의 부족한 보육 시설 문제 등을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 게시글에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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