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망한다면 골프 탓 소문 파다"···김정호 카카오 총괄의 거침없는 잇단 폭로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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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9 23:12 | 최종 수정 2023.12.0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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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내 간부회의에서 거친 욕설을 해 논란을 빚은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산적한 사내 문제들을 잇따라 들춰내 지적하고 나섰다. 네이버 공동창업자인 그는 위기에 빠진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지난 김범수 창업자가 데려온 인물이다.
김 총괄은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9월 말 첫 출근 때 김 창업자와 나눴던 이야기와 카카오그룹에 있는 법인 골프회원권 75%를 매각한 과정을 설명했다.
김 총괄은 김 창업자로부터 법인 골프회원권을 이용한 골프접대 관행을 없애달라는 부탁을 받고서 "카카오는 대표이사, 대외 임원 1~2장이면 될 것 같다. 김 창업자부터 골프회원권을 포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소문)도 많았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괄은 "김 창업자의 허락을 받은 뒤 알아본 사내 법인 골프회원권은 많지 않았지만 특정 부서에선 한 달에 12번씩 골프를 치는 등 프로골퍼 수준으로 즐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골프회원권 75%를 통째로 매각했고, 그렇게 생긴 돈은 직원 복지인 휴양·보육 시설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총괄은 전날, 최근 사내 회의 도중 한 욕설이 외부에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지자 곧장 당시 회의 내용과 자신이 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담은 반박 입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지난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가진 임원급 회의에서 "여긴 문제 되는 사람들만 모여 있다"는 취지의 비속어가 섞인 거친 욕설을 해 카카오 내부에서 파장이 일었다.
김 총괄은 당시 욕설에 대해 "제주도 본사 부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내부 계열사 직원들에게 시키자고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앞서 정해진 외주업체를 쓰겠다는 임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욕설이 나왔다"고 전했다.
김 총괄은 "어떻게 700억~800억 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 이런 XXX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총괄은 이어 카카오에서 직면한 문제들도 언급했다.그가 언급한 문제들은 ▲직책이나 경력에 안 맞게 들쭉날쭉 다른 연봉 체계 ▲데이터센터 및 서울아레나 사업에 대한 비리 제보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과 그에 대비되는 열악한 직원들 휴양 시설 ▲제주도 본사의 부족한 보육 시설 문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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