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곤돌라 설치사업이 본격화됐다. 지난 2016년 등 두차례 설치 시도 끝에 다시 추진된다.

서울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 재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 총 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공고를 냈다. 설치 계획안이 무산된 지 7년 만으로 오는 2025년 11월부터 곤돌라를 운행할 계획이다.

남산 곤돌라 운행시설 조감도

시는 곤돌라를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예장공원(하부승강장)~남산 정상부(상부승강장)간 총 804m를 운행하기로 했다. 캐빈(cabin·객실) 곤돌라 25대(10인승)로 시간당 1600명 정도의 방문객을 수송한다.

입찰안내서 공고에는 ▲남산 생태환경을 고려한 지주 위치 선정 및 공사 중 친환경 공법 적용 ▲인근 주민, 상인, 학교 등 사생활 및 학습권 보호 대책 마련 ▲곤돌라 선하지 안전 대책 및 사유지 영향 최소화 방안 마련 등을 반영했다.

남산 곤돌라 운행구간 조감도. 이상 서울시 제공

내년 상반기 시공사가 선정되면 설계 단계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공사 중 안전과 시민 불편사항 최소화 조치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곤돌라의 운영 수익금 전액을 생태보전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남산 생태여가기금(가칭) 설치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기금으로 마련된 공공재원은 시민단체·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한 남산~명동 일대 생태여가 활성화계획에 따라 생태적인 남산을 조성하는데 활용된다.

단기 계획으로는 내년에 남산의 생태 회복과 명동과의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남산 생태환경 복원 ▲남산 샛길 이용관리 및 회복 ▲남산예장공원 접근성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한편 남산 일대는 옛 서울시청 남산청사가 철거된 이후 예장공원이 만들어지면서 지리적으로 곤돌라 설치사업 여건이 조성됐다.

무엇보다도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재 추진 주제가 당초 '경관' 위주에서 '방어시설' 중심으로 변경돼 2016년 곤돌라 사업을 중단시켰던 위험 요소가 해소됐다.

또 2021년부터 남산 정상부에 관광버스 진입이 제한된 이후 정상부 접근 불편 민원이 급증해 곤돌라 설치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달 한국리서치에서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0.7%가 남산 곤돌라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곤돌라 도입에 매우 긍정적이며 시민들의 관심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는 최근 곤돌라 설치에 따른 환경 훼손, 학습권 침해 등에 대해 환경단체 및 인근 주민, 주변 학교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생태와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남산 프로젝트의 핵심인 곤돌라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며 "곤돌라가 설치되면 대중교통으로도 편리하게 승강장에 도착해 남산 정상부까지 도심 경관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시민들의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