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퇴…"당 상황 책임·비판 나의 몫"

당권 9개월만…"당 안정과 총선 승리 위해 이바지하려 해"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체제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2.13 18:07 | 최종 수정 2023.12.14 03:18 의견 0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3·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된 지 9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집권 여당 대표의 도중하차가 향후 정치 지형에 어떤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김 대표는 또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많은 분이 만류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 反求諸己·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뜻)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이은 출범한 혁신위원회의 지지부진한 성과, 수도권의 낮은 지지율 등에 대해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짚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나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나의 몫"이라며 "더이상 나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 사퇴로 윤 원내대표가 당분간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총선이 임박해 당 체제가 전당대회보다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 사퇴에 앞서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은 전날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따라서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시간 문제로 여겨졌다. 김 대표는 12~13일 이틀간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당대표를 뽑은 전당대회에서 장 의원의 지원을 받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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