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거스름돈 안 나온다고 해서"···경기 수원역 환승센터 시내버스 사고 CCTV 공개

운전사, 차가 움직이자 브레이크 대신 엑셀 밟아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2.22 23:22 | 최종 수정 2023.12.23 00:33 의견 0

22일 경기 수원역 환승센터 승강장에서 시내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친, 사고 당시의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27분쯤 발생했다.

시내버스가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을 덮치고 있다. CCTV

CCTV 영상에 따르면, 30-1번 전기 시내버스는 12번 승강장에서 승객을 태운 뒤, 바로 3m 앞 황단보도를 건너는 시민 15~20명을 덮쳤다. 시내버스는 신호가 막 푸른색으로 바뀌어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려 할 때 인도쪽으로 움직였고, 오른쪽 보도를 타고 올라가 교통신호기 기둥을 들이받고 멈췄다.

순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1명이 숨지고 2명 중상, 1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원역 환승센터는 AK플라자에서 롯데백화점으로 가는 길목인 데다가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과 인접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버스는 지상에서 고가차로를 타고 올라간 뒤 승객을 태우고 다시 고가차로를 내려간다.

횡단보도는 승강장 앞에 있으며 피해자들은 길을 건너는 중이거나 건너기 위해 인도에 있다가 돌진하는 버스에 치였다.

엑스(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정말 무서웠다. 저도 그중에 한 명이 될 뻔했다”, “사람이 깔려있는걸 처음 봤다”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버스기사는 사고 직후에는 놀라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현금을 낸 승객이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 운전석에서 일어나 확인하던 중 차량이 움직이는 바람에 급하게 앉아 브레이크를 밟으려던 것이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버스 블랙박스와 현장 CCTV 영상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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