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부터 남산 1·3호 터널로 광화문 도심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차량은 혼잡통행료를 내지 않는다. 도심진입 차량은 지금처럼 2000원 통행료가 낸다.

서울시는 4일 터널 및 연결도로에 부과해 온 남산 혼잡통행료 제도를 27년 만에 개선한다고 밝혔다. 남산터널 혼잡통행료는 지난 1996년 11월부터 양방향 모두 2000원 징수해 왔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해 3~5월 통행료 징수를 일시정지하면서 추이를 실험했다.

한 달간 외곽행 차량의 통행료를 면제했을 때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은 약 5.2% 늘었고, 터널과 직접 연결된 도로의 차량 속도는 5~8% 정도 감소했다.

터널 주변 지역 도로에는 혼잡을 유발하지 않았다.

반면 한 달간 양방향 모두 면제하자 터널 교통량 증가 폭이 12.9%로 외곽방향 면제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소공로·삼일대로·을지로 등 도심 주요 도로 통행속도가 최대 13%까지 떨어졌다.

서울시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서울연구원·교통전문가·이해관계자 자문회의, 공청회 등을 거쳐 도심 방향 차량에만 혼잡을 가중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외곽방향은 한남대교 확장 등으로 도로 여건이 통행료 도입 당시보다 개선돼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 요금 수준은 부과 효과가 없다는 의견과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외곽 진출에도 징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남산 터널 외곽방향은 혼잡통행료 면제 후 주변 도로들의 교통 상황을 지속 분석해 필요하면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등 현장 관리도 병행한다.

특히 중구, 종로구, 용산구 등의 거주자 대상 통행료 면제 요구는 올 연말까지 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는 도심 한양도성 내 녹색교통진흥지역 45개 지점 진입 차량에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도심뿐 아니라 강남·여의도 역시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녹색교통진흥지역 고시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혼잡통행료를 영국 런던과 같이 모든 도심 진입 차량에 부과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중장기적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