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대전서 응급실 찾아 헤매던 80대 사망 등 전공의 사직 피해 현실화

정기홍 승인 2024.02.26 12:35 | 최종 수정 2024.02.26 13:10 의견 0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병원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3일 대전에서 구급 차량이 이른바 ‘전화 뺑뺑이’를 겪다가 80대 심정지 환자가 결국 사망했다.

주요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난 23일 경상국립대 병원 앞의 모습. 엠뷸런스에서 중증 환자가 내려 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기홍 기자

26일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 정오쯤 의식 장애를 겪던 대전의 A(80대) 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린 채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하다 53분 만에야 대전의 한 대학병원(3차 의료기관)에 도착했다. 하지만 A 씨는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병원 7곳에서 '병상 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의 사유로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3일 오전 6시까지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인한 구급대 지연 이송 건수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23일 오전 10시쯤에는 50대 남성이 의식 저하와 마비 증세로 구급차에 실려 치료 병원을 찾았으나 중환자실·의료진 부재 등을 이유로 병원 6곳에서 거부를 당하다가 53분 만에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이날 오전 1시쯤에도 40대 남성이 위 경련을 일으켜 119차량으로 치료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진 파업 등 사유로 병원 8곳으로부터 수용 불가를 통보받은 뒤 37분 만에야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전 5시까지 구급 차량의 응급환자 병원 이송 지연 사례는 42건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 걸린 경우는 2시간가량이다.

다리를 다친 부산의 70대 여성은 21일 오후 4시 20분쯤 병원을 찾다가 결국 경남 창원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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