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금융권에서 횡령사고가 무려 1804억 원에 달했지만 회수는 고작 9.7%에 불과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3년간 방지 대책을 두 차례나 발표했지만 올해 들어 금융권 횡령은 매달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민국 의원(경남 진주시을)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을 보면 지난 2018~2024년 6월까지 6년 6개월간 발생한 횡령액은 1804억 274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1533억 2800만 원(85.0%, 115명) ▲저축은행 164억 5730만원(9.1%, 11명) ▲증권 60억 6100만 원(3.4%, 12명) ▲보험 43억 2000만원(2.4%, 39명) ▲카드 2억 6100만 원(2명)이다.
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이 734억 9120만 원(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저축은행은 KB저축은행이 77억 8320만 원(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손해보험은 KB손해보험이 10억 9800만 원(3명), 생명보험은 삼성생명이 8억 800만 원(3명)으로 가장 많았다. 카드업권은 우리카드가 2억 5100만 원(1명), 증권업권은 NH증권이 40억 1200만 원(4명)으로 가장 많았다.
횡령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56억 6780만원(37명), 2019년 84억 5870만원(27명), 2020년 20억 8290만 원(30명), 2021년 156억 9460만원(21명), 2022년 827억 5620만 원(30명), 2023년 642억 6070만 원(23명)으로 2021년 이후 연속으로 100억 원대의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지난 2022년 11월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2023년 12월에는 추가적인 내부통제 개선 필요사항을 반영해 발표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혁신안 마련과 개선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듯이 올해 1~6월 횡령사건은 매달 발생, 6월 현재 횡령액은 총 15억 650만 원에 달한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에 2건(신한저축은행 500만 원, 수출입은행 1200만 원), 2월 1건(예가람저축은행 3160만 원), 3월 1건(AIA생명 2400만 원), 4월 3건(하나은행 6억 원, 농협은행 330만 원, 하나은행 40만 원), 5월 2건(신한은행 3220만 원, 코리안리 6억 7500만 원), 6월 2건(하나은행과 농협은행 1500만 원)이다 .
문제는 횡령금을 제대로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8~2024년 6월에 발생한 횡령액 1804억 2740만 원 중 환수액은 175억 4660만 원으로 환수율이 전체 9.7%에 불과하다. 지난해의 환수율은 2.4%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강민국 의원은 “금감원의 관리감독을 비웃듯이 횡령 사건이 매달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금융사 임직원의 준법의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결여돼 있으며, 금감원의 금융사고 대책인 내부통제안으로는 횡령 등의 금융사고를 예방하기에는 백약이 무효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금감원은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 시 CEO뿐 아니라 금융지주사 회장까지도 관리 책임을 묻는 강력한 내부통제 혁신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7월부터 시행되는 CEO 등 임원에게 관리책임을 배분해 책임을 지우는 책무구조도가 확실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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