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서울 시청역 인도 돌진 9명 치사 차량 급발진 여부 판단할 블랙박스 오디오엔 사고 당시 비명만 나와

정기홍 승인 2024.07.03 13:13 | 최종 수정 2024.07.10 03:03 의견 0

‘서울 시청역 역주행 9명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확보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과 시속 90㎞ 이상 속도로 달린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화 등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두 대의 차량 추돌 당시 동승자의 비명과 추돌 전 당황한 듯 말한 "어", "어"와 같은 음성 등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남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직후 확보한 차 모(68) 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급발진을 뒷받침할만한 정황과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블랙박스 영상에는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차량과 인도 시민들을 친 차량이 서울 시청역 12번 출구 교차로 근처에서 서서히 정차하는 모습. 이 영상으로 급발진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근 상가 CCTV 캡처

통상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브레이크가 안 먹힌다", "멈춰야 하는데 어떻게 하냐" 등 운전자나 동승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하지만 차 씨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이 같은 음성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차 씨와 동승자인 그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경찰은 일단 블랙박스 오디오만으로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을 유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이른바 '지라시'에 차 씨와 그의 아내가 다투는 내용의 대화가 블랙박스에 담겼고, 이 대화 이후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글이 돌았다.

하지만 경찰은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경찰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다른 CCTV, 차 씨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EDR 분석은 통상 1~2개월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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