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속세 자녀공제 한도를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리고 최저세율인 10%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상속금액에서 각종 공제를 뺀 금액)을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1997년 이후 28년 만에 세율에서부터 과세표준, 공제까지 상속세를 일괄 개편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상속세 세율 인하, 법인세 완화 등을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나서 국회에서의 진통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57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 세법개정안’을 확정했다.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40%로 하향 조정되고 10% 세율이 적용되는 하위 과표 구간이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2억원 이하는 10%, 5억원 이하는 20%, 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는 40% 세율을 적용 받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상속세 최고 세율을 40%로 하향 조정하고 상속세 자녀공제 금액을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확대해 중산층, 특히 다자녀 가구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상속세제 개편이다.
상속세 자녀공제는 현재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0배 올라기로 했다.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5억~30억 원(법정 상속지분 한도)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지금까지 상속세 공제액의 표준은 일괄공제(5억 원)와 배우자공제(통상 5억 원)을 합친 '10억 원'이었으나 공제 규모를 대폭 늘렸다.
자녀와 배우자가 모두 있는 유족은 상속세 공제를 ▲5억 원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를 합친 금액 ▲2억 원의 기초공제와 1인당 5000만 원의 자녀공제, 배우자공제를 합친 금액 중 큰 금액을 공제 받는다.
자녀 공제액이 5억 원으로 늘어나면 2억 원의 기초공제와 1인당 5억 원의 자녀 공제, 배우자 공제를 합친 금액이 최소 12억원이 돼 10억 원의 ‘일괄공제+배우자공제’ 방식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당초 정부는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종부세 추가 완화를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세로 보유세를 완화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는 2년 유예하기로 했다.
현행법 상으론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20%(지방세 포함 22%) 세율이 부과된다. 가상자산으로 1000만 원을 벌면 750만 원의 22%를 세금으로 낸다.
저출산 대응 대책으로 결혼 장려 인센티브로 결혼세액공제를 신설한다.
신혼부부 1인당 50만 원씩, 최대 100만 원을 세액공제 한다. 올해 1월 1일 혼인신고분부터 소급되며 2026년까지 3년간 생애 1회 한정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세법개정안은 향후 5년에 걸쳐 약 4조 4000억 원의 세수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며 “올해 국세수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년 이후 수출 증가에 따른 기업실적 호조, 투자촉진 등의 정책효과가 나타난다면 전반적 세수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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