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출발 전부터 삐거덕···정부, 의료계의 '대통령 사과' 요구에 "의료계, 과학적 근거 의견 내라"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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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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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야당도 동참을 밝혔지만 의료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등을 주장해 협의체 구성에 난기류가 끼고 있다.
경기도의사회는 지난 7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막말·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 장상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의료계가 2026년도 이후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관해 계속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의대 증원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은 이번 사태 원인인 2025년도 의대 증원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본질을 왜곡한 꼼수 주장이며, 진정성이 있다면 의료 파탄을 초래한 증원의 즉각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의사회는 "의대생 집단 유급이 현실화한 작금의 현실에서 내년도 7500여 명 의대 신입생을 교육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대통령의 오기와 고집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2026년도가 아닌 2025년도 증원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어 의료계는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결정은 사실과 다르다.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국조실은 "의료 인력 수급 체계는 국민연금처럼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것이어야 하며,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논의하더라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인 수요 추계를 갖고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해 의료계를 압박했다.
이어 "정부는 그동안 의료계가 2026년도 이후 의대 증원 규모에 이견이 있다면 과학적 근거를 갖춰 합리적 의견을 제시할 경우, 이를 존중해 2000명 숫자에 구애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재논의할 수 있음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했다.
국조실은 특히 "정부는 과학적 수급 분석을 근거로 최소한의 필요한 규모로 의대 증원을 결정했고, 1년 8개월 이상 의료계 의견을 수렴했다"며 "하지만 의료계는 증원에 공감하면서도 그 규모에 대해 이제껏 한 번도 의견을 제시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의료 개혁에 관해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임의로 합의하라는 요구, 단 한 가지뿐이다. 아무리 괴로워도 국민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사안을 그렇게 결정할 수는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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