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 사상 첫 폭염경보, 대관령 첫 30도…내일 서울 35도까지 오른다

제주 사상 첫 2개월 열대야…추석 전까지 무더워

정기홍 승인 2024.09.10 19:00 | 최종 수정 2024.09.10 20:02 의견 0

서울 전역에 10일 오후 4시 9월에 역대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은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폭염경보는 낮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또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서울에서는 1908년 이후 116년 만에 가장 늦은 열대야(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났다. 11일에도 서울의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한여름 수준의 폭염이 예상된다. 열대야도 예보됐다.

이례적인 9월 늦더위는 한반도 남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고기압과 열대저압부 사이에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간밤에 서울의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를 보였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에서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후 서울에서 가장 늦게 열대야가 나타난 때는 1935년 9월 8일이었다. 지난밤에 89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전,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도 가을 열대야가 나타났다. 제주도 성산읍에서는 최저기온 28.5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밤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낮 기온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한반도에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불어와 열기를 가두면서 밤에도 기온이 식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낮엔 전국에 걸쳐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전체 183개 관측 지역 중 164곳에서 폭염 특보 이상의 기온을 보였다.

한낮 기온이 34도를 보인 서울엔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후텁지근한 날씨를 보였다. 강서구 우장산 역 인근에서 정기홍 기자

동해안과 일부 내륙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서울과 대전, 세종, 경남 등에는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과 안성시 고삼면은 기온이 37.6도까지 치솟았다.

전국에서 가장 서늘한 곳인 강원 대관령엔 30.5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대관령의 9월 기온이 30도를 돌파한 것은 1971년 관측 이후 처음이다. 기존 기록은 2010년 9월 5일의 29도였다.

대전도 36도까지 올라 전날(34.9도) 9월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 하루 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강원 정선(37.1도), 충북 청주(36.2도), 경남 북창원·의령(36.1도), 경북 안동(36도), 전남 목포(34.2도) 등 전국에서 9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곳이 속출했다.

11일은 더 무더워진다.

서울의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습도를 높이면서 체감온도는 더 오를 전망이다. 열대야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늦더위는 12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충청 북부가 20~60㎜, 남부는 5~40㎜다.

하지만 추석 연휴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유지하는 등 평년보다 덥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12~14일은 비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폭염특보가 해제되거나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추석 연휴인 15일 이후 대기 상층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다시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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