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헤지펀드 엘리엇에 267억 지연손해금 안 줘도 돼"···서울중앙지법 "지급 의무 없다"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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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7 14:54 | 최종 수정 2024.09.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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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약 267억원에 이르는 지연손해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최욱진)는 27일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약정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사건은 2015년에 진행됐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며 시작됐다.
합병에 반대한 엘리엇과 소액주주 등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수하라고 요구하자 삼성물산은 주식매수 청구가격을 1주당 5만7234원으로 제시했다. 엘리엇은 주식매수가격이 너무 낮다며 주식매수가격 결정 신청을 했다.
이후 주식매수가격 결정 사건의 항고심은 1주당 5만7234원은 너무 낮고, 6만6602원이 적당하다고 결정했다. 2022년 4월 대법원도 이러한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양측은 2016년 3월 ‘다른 주주와의 소송에서 청구가격이 바뀌면 그에 맞춰 차액분을 지급하겠다, 다른 주주들이 받는 보상과 동일한 내용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비밀합의를 맺으면서 엘리엇은 신청을 취하했다. 그리고 엘리엇은 이러한 합의에 따라 2022년 5월 삼성물산으로부터 724억원을 받았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가격과 대법원이 결정한 가격의 차액만큼 계산한 금액이다.
하지만 엘리엇은 지난해 10월 267여억원의 약정금 반환 청구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엘리엇 측은 “합의서를 체결할 당시 삼성물산은 엘리엇에 주당 5만7234원의 주식매수가와 2015년 9월 8일부터 2016년 3월 17일까지의 지연이자를 함께 지급했다”며 “이후 (소 취하를 하지 않은) 다른 비교 대상 주주에게는 주당 6만6602원과 2015년 9월 8일부터 2022년 5월 12일까지 발생한 지연 이자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비교 대상 주주들에게는 지급됐지만 엘리엇 쪽에 지급되지 않은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추가로 달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양측의 합의서 내용은 실질적으로 주식매매대금과 같지만 다른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을 포함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될 뿐”이라며 “지연손해금을 포함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며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물산이 엘리엇에 주식매수대금 원금만 지급하면 되고, 지연손해금까지 줘야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각 주주별로 지연손해금 발생 종결일이 달라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주당 대가’로 환산되기 어려운 성질의 금원”이라며 “합의서에 지연손해금을 주당 대가로 환산하는 정의 규정이나 계산 방식이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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