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지난해 인텔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1위였던 인텔을 제치고 2위를 유지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으로 4위로 올라섰다.

12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총 6559억 달러로, 전년(5421억달러)보다 21.0% 증가했다.0

엔비디아 표지석. 엔비디아

앞서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었다.

인공지능(AI) 시대 최대 수혜를 받고 있는 엔비디아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120.1%나 성장하며 767억 달러로 선두에 올랐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AI 워크로드에 주로 사용되는 dGPU의 수요가 급증하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

2위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0.8% 늘어난 657억 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급반등으로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2023년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인텔은 AI 수요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받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0.8% 늘어난 498억 달러에 그쳤다.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부진으로 4년 만에 물러났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는 전년보다 2단계 상승해 4위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91.5% 성장한 442억 달러였다.

SK하이닉스의 성장률은 상위 10개 업체 중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됐다.

앞서 TSMC는 지난해 연 순매출이 전년 대비 33.9% 증가한 2조 8943억 대만달러(약 88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TSMC가 사실상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인 셈이다.

가트너는 "지난해 상위 10개 반도체 공급업체의 매출 순위 변동은 AI 인프라 구축 수요 급증과 함께 글로벌 메모리 매출이 73.4%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