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미국 법인이 미국 시장에서 전기 SUV 아이오닉5의 가격을 최대 9800달러(약 1400만 원) 내리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일(현지 시각)부터 대당 7500달러(약 1110만 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자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자구책 마련 차원이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이에 따라 아이오닉5 2025년형은 7500달러의 현금 할인을 하고, 2026년형 모델은 판매 가격을 최대 9800달러 내린다.
없어진 전기차 보조금 액수보다 최대 2300달러(약 300만 원)를 더 할인해 소비자들이 기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달부터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시장 위축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드 CEO(최고경영자) 짐 팔리는 지난달 30일 “보조금 폐지 이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기존 10~12%에서 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닛산 미국 법인 크리스티앙 뫼니에 회장도 최근 “10월 전기차 시장은 재고가 많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기 전 차량을 사려는 수요로 3분기(7~9월) 판매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는 3분기 판매량이 23만 9069대로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 9월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보다 153%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두 배 이상, 30% 정도 늘었다.
하지만 업체들은 호실적에도 웃지 못한 채 전기차 보조금 폐지 후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포드와 GM은 금융 자회사를 통해 딜러가 재고로 보유한 차량을 보조금 폐지 이전 구매해 리스 고객들이 보조금 혜택을 당분간 받을 수 있게 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가격 대폭 할인은 이들 경쟁사의 행보에 대응,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