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결혼식 거액의 축의금 비난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노무현 정신 재무장' 글이 사라졌다.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이 이 글에 정면 반박한 이후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21일 국감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방송7
최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벨생리의학상과 노무현 정신, 그리고 깨시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글에서 올해 노벨생리학상 연구 주제인 조절 T세포와 관련, "면역세포들은 판단력을 잃고 내 몸의 건전한 세포를 공격하는데 그것이 자가면역질환"이라며 "이때 조절 T세포가 면역세포에 '공격하지 마! 이건 니 몸이야'라고 알려줘 건강한 세포를 보호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조건에서는 교활한 암세포들이 내 몸 세포로 위장하고 조절 T세포를 유혹한다"며 "암세포에 세뇌된 조절 T세포는 면역세포들로부터 암세포를 방어해주고 암세포는 무럭무럭 자라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아가 "언론정상화 운동을 하면서 늘 '악의적 허위조작 정보는 사회적 가치관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라고 생각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며 "결론은 하나다. 우리가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깨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우리가 똑똑한 조절 T세포의 역할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 글을 읽은 곽 의원이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오해를 막기 위해 한 말씀 드린다"며 "노무현의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게 아니라 우리 미래를 위한 가치를 향해 돌진한다"고 썼다.
이어 "가치를 무시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가치를 해하는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 의원은 올렸던 페이스북 글을 내렸다. 비공개로 전환했거나 삭제한 것이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달 곽 의원이 '유튜브 권력이 정치권력을 휘두른다'는 글을 올리자 곽 의원을 겨냥해 '부화뇌동'이라고 반박한 적이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 의원의 딸 결혼식 비난과 MBC 국감장에서의 '갑질'과 관련해 최 의원의 과방위원장 사퇴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손범규 대변인은 논평에서 "'암세포는 허위정보, 노무현 정신은 조절 T세포'라는 식의 비유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기합리화"라며 그런 비유를 할 시간에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결단을 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리기 전에 상식과 책임부터 배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