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애도글까지 챗GPT 베껴…뭇매 맞은 미국 대학 사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2.19 23:45 | 최종 수정 2023.02.20 04:11 의견 0

미국 대학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애도글을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받고 있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챗GPT는 미국의 AI 기업인 '오픈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AI 챗봇이다.

19일 미국의 경제전문 인터넷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밴더빌트대 교육대학인 피바디 칼리지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시간주립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에 대한 애도 이메일을 학생들에게 보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이 메일엔 "최근 미시간대 총기난사 사건이 서로를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우리는 이 사건의 영향을 반성하고 우리 모두에게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적혀있었다.

애도글 내용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메일 말미에 '오픈AI의 챗GPT가 썼다'는 문구를 써넣어 논란을 키웠다. 사람이 마음을 담아 애도글을 쓴 게 아니라 '미시간주립대 총격에 대한 애도 성명을 써달라'고 챗GPT에 주문해 받은 글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격분했다. 여동생이 미시간주립대에 다닌다고 밝힌 한 밴더빌트대생은 "컴퓨터가 공동체와 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쓰도록 하는 게 역겹고 뒤틀린다. 총격 사건에 대한 반성은 귀찮을 수 없는 일인데도 AI가 대신 쓰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밴더빌트대 측은 "판단력이 모자랐다. 이메일에 표현된 포용성의 메시지를 믿지만 슬픔의 시기와 비극에 우리 공동체를 대신해 챗 GPT를 사용해 의사소통 한 건 피바디대의 가치와 모순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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