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 야심작 '비전프로' 출시 발표에도 애플 주가는 '뚝'
비싼 가격에 외장형 배터리 한계 지적돼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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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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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9년 만에 새로운 MR(혼합현실) 헤드셋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MR(혼합현실) 헤드셋 출시 발표 이전에 시장은 스마트폰 다음의 혁신을 기대했지만 기존 디바이스(기기)와 큰 차별점이 없다는 반응이다.
애플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날 애플의 주가는 0.76% 내린 179.58달러에 마감했다. 신제품 기대감에 장중 한때 184.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장중에 반응이 엇갈리며 하락 마감했다.
시장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비전프로'의 높은 가격이다.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
'비전프로'는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3499달러(약 457만 원)에 판매한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지난 1일 공개한 MR 헤드셋 '퀘스트3'(499달러)보다 7배 비싸다.
최대 2시간 사용할 수 있는 외장형 배터리도 유선으로 연결해 주머니에 넣어야 하기에 불편하는 지적이다. 머리에 부담을 주는 배터리 무게 때문인데 머리끈이 풀려 귀에 매달린 것처럼 보인다.
애플의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을 찾아볼 수 없는 지적도 나왔다. 가벼운 고글 형태를 예상한 디자이너들의 콘셉트 이미지와 달리 두꺼운 편이다.
미 경제 매체인 블룸버그는 "월가는 여전히 애플의 비전프로를 경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가격과 번거로운 배터리로 인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디바이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전프로'는 지난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애플의 야심작이다. 1000명 이상의 개발자가 7년간 공을 들여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제품 공개에서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을 선보였듯이 비전프로는 공간 컴퓨팅을 선보인다"고 자신했다.
비전프로는 컨트롤러와 같은 입력 장치를 배제해 눈과 손, 목소리로 조작할 수 있다. 두 손가락을 맞대 앱을 선택하고, 위로 움직여 스크롤할 수 있다. 애플의 인공지능(AI) 비서 '시리'를 목소리로 불러 더 편하게 앱을 열고 닫는다.
영화를 볼 때는 화면을 30m만큼 넓혀 공간 음향 시스템을 갖춘 개인 영화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비전프로의 다른 차별점은 '아이사이트'다.
착용 중에 시야가 차단되는 경쟁 제품과 달리 콘텐츠를 즐기면서 다른 사람을 바라보며 소통할 수 있다. 앱을 사용하고 있을 때 외부 디스플레이에 착용자의 눈을 표시해 어색함을 덜었다. 원활한 작업을 위해 가상 키보드를 뒷받침한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R1 칩으로 12개의 카메라와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이용자의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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