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식품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사명을 바꾸고 미래 핵심 전략을 내놓았다. 삼양은 지난 1963년 국내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복합문화공간 누디트익선에서 '과학'과 '문화'를 융합해 도약하겠다는 그룹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새로운 CI(기업 로고)도 선보였다. 비전의 두 축은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식품 개발' 사업으로, 이를 통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탈바꿈 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명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하늘, 땅, 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삼양'의 기존 기업 철학에 음식과 문화를 뜻하는 '라운드', 과학기술을 상징하는 '스퀘어'를 더해 만들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과학기술의 진보와 문화예술에서 얻는 영감이 잘 융합되면 창업주의 일념인 '식족평천'(먹는 것이 족해야 세상이 평화롭다)의 실현을 도울 것으로 믿는다"며 "한 단계 발전한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푸드케어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를 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복합문화공간 누디트익선에서 열린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에서 기조발언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구체적인 핵심 사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식물성 단백질 개발 ▲즐거운 식문화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구축을 제시했다.

푸드케어 사업은 생체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예방을 위한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삼양스퀘어랩(옛 삼양중앙연구소)는 의료기관과 손잡고 장내 미생물 메타데이터 구축을 시작했고, 이를 활용한 식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 삼양라운드힐(옛 삼양목장)은 식단, 수면 등 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 유지를 도와주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삼양식품의 연 매출은 지난 2013년 3027억 원에서 지난해 9094억 원으로 10년 만에 3배 가까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309억 원으로 올해 안에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은 오는 2025년 5월까지 경남 밀양공장 부지에 2공장을 완공해 불닭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불닭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6100억 원에 이른다.

김 부회장은 “우리는 ‘불닭 챌린지’를 통해 세계인이 하나의 놀이문화를 즐기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불닭이) 더 큰 케이컬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회장은 "한국 특유의 매운맛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카타르시스와 삶의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며 "불닭 챌린지 등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고 성장의 이유를 설명했다.

창업주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식물성 단백질 식품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향후 사업 전략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이날 행사에는 그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창업주 3세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이 나와 핵심 사업을 설명했다.

전 본부장은 지난 2019년 아버지인 전인장 회장과 어머니인 김정수 부회장(당시 삼양 사장)이 50억 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로 기소돼 나란히 유죄판결을 받자 25세의 나이에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삼양에 입사했다.

전 본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식물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양한 응용제품 연구를 통해 라면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사업 전략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