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감산 효과 지금부터"···올해 3분기 영업익 2조 4천 억 ‘어닝 서프라이즈’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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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21:01 | 최종 수정 2023.10.1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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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랜만에 올해 3분기(7~9월)에 영업이익 2조 원을 웃돌았다. 올해 들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이다. 시장 예상치도 웃돈 실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죽을 쑤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주가도 장중 한때 4% 이상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액(연결 기준)이 전 분기보다 11.7% 늘어난 67조원, 영업이익 258.2%나 급증한 2조 4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에 각각 6402억 원과 6685억 원이라는 초라한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었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영업이익 평균치(컨센서스)가 2조원 내외였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2022년 3분기)에 거둔 영업실적(매출 76조7817조원, 영업이익 10조8520억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 부문의 적자 폭을 줄인 게 올 3분기 영업이익이 반등한 주요 이유로 꼽힌다. 잠정 실적이어서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이 3조원 중반대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때는 해당 부문에서만 각각 4조5810억원, 4조3560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1조원 정도 적자를 줄인 게 영업이익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한동희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사업 중 디(D)램 적자는 3천억원으로 손익분기가 맞춰지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적자는 2조7천억원으로 회복이 더딘 편”이라면서 “4분기엔 메모리(D램) 고정가격 반등을 시작으로 적자 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디램의 기업 간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가 감산을 본격화하고 5개월이 지난 8월부터 하락세를 멈춘(DDR4 8Gb 기준 1.3달러)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모바일경험(MX)부문은 올 3분기에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도체 부문 적자를 메운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폰인 새 폴더블폰 출시가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제트(Z)폴드5·플립5는 연간 판매량 1천만대 고지를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분기) 출하량은 5900만대로 선전했고, 태블릿 출하량은 590만대로 다소 아쉬운 수치다. 탄탄한 스마트폰 출하를 바탕으로 3조원이 넘는 안정적인 이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SDC) 사업부에선 프리미엄 스마트폰 올레드(OLED) 액정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약 1조90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올 4분기에 디램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 근거인 디램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함께 상승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고객사 디램 재고 규모가 한 달 수준으로 줄어, 4분기 디램 평균 단가가 전 분기 보다 약 10%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4%대 급등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줄여 전날보다 1800원(2.71%)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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