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거래액 5조 9천억 원…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첫 날 대박
업계 전망치 뛰어넘어…블랙록, 투자 유치 경쟁서 승리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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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3 02:35 | 최종 수정 2024.01.13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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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시장에 출시된 첫 날 5조 9천억 원 상당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디크립트, 더블록 등 다수 외신은 11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10종에서 발생한 거래액이 45억 달러(약 5조 9천억 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전망치인 40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거래액만 보면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의 상품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가 가장 많았다. 이날 GBTC는 5600만 주가 거래되면서 23억 달러(약 3조 원) 가량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같은 대체 투자자산인 금 현물 ETF인 'SPDR 골드 셰어즈(GLD)'가 이날 가장 많이 기록한 거래액 12억 3천만 달러(약 1조 6천억 원)보다 많다.
다만 GBTC는 신규 상품이 아니다.
그동안 운용되던 비트코인 선물 ETF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한 상품이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거래액 중 상당량이 기존 선물 ETF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GBTC 다음으로 거래액이 많은 건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였다. 이날 거래액은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가량이다.
이 다음으로는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트러스트(FBTC)'가 6억 8500만 달러(약 9천억 원) 규모 거래됐다.
이 외에도 자산 운용사 아크인베스트와 21셰어즈의 '아크21셰어즈 비트코인 ETF(ARKB)'는 2억 7천800만 달러(약 3600억 원),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의 '비트와이즈 비트코인 ETP(BITB)'는 1억 2200만 달러(약 1600억 원) 거래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0일 신청서가 접수된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중 해시덱스가 상품 명칭과 투자 전략 변경 등 보완 작업을 하겠다며 출시를 보류, 이날 시장에는 10종이 출시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향후 지속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계는 장기적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EC의 출시 승인 발표 후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 500억~1천억 달러 가량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도 장기적으로 1천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미국 시장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로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확대되고, 다른 가상자산 기반 ETF 시장도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언젠가는 제도권으로 완전히 편입된다는 관측이다.
반면 국내에선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은 당장 힘들 전망이다. 따라서 비트코인 현물 ETF도 당분간 출시되기 어렵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오는 7월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 가상자산 제도화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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