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는 국내 첫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K-팝이 글로벌 시장을 큰 인기를 끌면서 기업 규모도 함께 켰기 때문이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대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은 88곳으로 1년 전보다 6곳이 늘었다.
하이브, 파라다이스, 소노인터내셔널,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원익 등 7곳이 새로 지정됐다.
대우조선해양(현 환화오션)은 지난해 대기업집단이었지만 같은 해 7월 한화로 인수돼 제외됐다.
하이브의 그룹 자산총액은 약 5조 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BTS 등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으며 앨범·공연 등의 수익원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또 파라다이스(카지노업), 소노인터내셔설(호텔업), 영원(아웃도어 의류업)도 대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됐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소비 심리가 회복되며 고 외국인 방문이 많아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는 올해 동일인(기업 총수) 지정을 피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오너를 동일인으로 규정하고, 동일인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계열사 간 거래 내역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공시가 허위이거나 미비하면 동일인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쿠팡은 오너의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등 ‘예외 조건’을 충족하면 동일인 지정을 피할 수 있다는 조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는 “김 창업자 친족들이 계열사에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 참여 사실이 없고, 자금대차 등 거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 대신 쿠팡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송치형 의장도 같은 이유로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한편 대기업집단 ‘톱5′ 순위는 삼성(자산총액 자산 567조 원) , SK(334조 원), 현대차(281조 원), LG(178조 원), 포스코(132조 원)였다.
변화는 지난해 9위였던 HD현대가 지난해 8위 GS 밀어내고 한 단계 상승했다. HD현대는 신규 선박 수주로 약 4조원의 자산이 증가했다.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지난해 45위에서 올해 27위로 무려 18계단이 올랐다. 매출액 등 실적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2차전지 그룹인 에코프로도 지난해 62위에서 올해 47위로 15단계 올랐다.
한편,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엔 삼성·SK 등 48곳이 지정됐다. 상호출자제한 집단은 대기업집단 중에서도 규모가 큰 집단을 따로 분류한 것이다.
각종 공시 의무와 상호·순환출자 금지 등 규제를 받는다.
올해는 상호출자제한 집단 기준을 이전의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에서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으로 바꿔 적용했다. 국가 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는데 자산총액 기준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상호출자제한 집단은 지난헤 48곳과 변함이 없었다. 교보생명보험, 에코프로가 새로 지정됐고 한국앤컴퍼니그룹,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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