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 10대 낙서 배후 '이 팀장' 검거···복구비 1억 5천만 원 받아낸다

정기홍 승인 2024.05.24 02:00 | 최종 수정 2024.05.24 02:01 의견 0

지난해 12월 10대 남녀 청소년이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배후 인물인 일명 '이 팀장'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3일 5개월에 걸친 추적 끝에 ‘이 팀장’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A 씨를 전날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복궁 영추문 양 옆 담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A 는 임 모(18) 군과 김 모(17) 양에게 “낙서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며 경복궁 담장을 훼손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 범행 동기와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이들 남녀 청소년은 지난해 12월 16일 밤 1시 50분쯤 스프레이로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 좌·우측,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주변에 ‘영화 공짜’ 등의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적었다.

임 군은 인근에 있는 서울경찰청 담벼락에도 비슷한 낙서를 남겼다.

범행 3일만에 붙잡힌 이들 청소년은 "인터넷에서 이 팀장이란 모르는 사람의 의뢰를 받고 정해준 문구를 낙서했다"고 실토했다.

임 군은 실행금으로 5만 원씩 두 차례, 총 10만 원을 은행계좌로 받았다.

이 팀장은 낙서를 마치면 500만 원을 받기로 했으나 낙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잠적했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경복궁 담장을 복구하는 데 총 1억 5000여 만원이 들었다며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감정 평가 전문기관을 통해 경복궁 담장 복구비를 추산한 결과 부가세를 포함해 총 1억 5000여 만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1차 낙서 복구비는 1억3100여만 원, 2차 낙서 복구비는 1900여만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스팀 세척기·레이저 세척기 등 장비 비용, 작업 방진복·장갑·작업화 구매비, 작업에 투입된 전문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액수다.

1차 낙서를 한 10대 청소년과 이 팀장 말고도 다음 날 이를 모방해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장에 낙서한 사람도 대상이다.

국가유산청은 “다음 달 1·2차 낙서범에게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송에 나서면 지난 2020년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해 낙서 관련 규정을 마련한 이후 적용되는 첫 사례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