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 사흘째 추락···시총 하루 만에 2080억 달러 증발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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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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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새 7% 가까이 빠지면서 ‘인공지능(AI) 거품론’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080억 달러(288조원) 증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오른 지 불과 1주일 만에 주가가 급락했다. 다만 과거 ‘닷컴 버블’과는 다른 단기 조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어 주가는 24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6.68% 내린 118.11달러(약 16만 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 최고가(135.58달러)를 찍고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2.8%나 빠졌다. 18일엔 시총 3조 달러를 넘어서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었다.
월가는 주가 하락을 두고 차익 매물에 따른 조정이란 해석이 우세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긍정론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최소 2년간 좋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도 주가가 20%가량 하락했다가 상승 전환 후 신고가 행진을 이어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견해다.
블룸버그가 월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가까이는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며, 평균 지금보다 12%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주가가 고평가라는 부정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등해 향후 12개월 매출 대비 2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편입 종목 중 주가가 가장 높다.
극단 부정론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다가 급락했던 이른바 ‘닷컴버블’에 빗대 엔비디아가 제2의 시스코나 인텔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는 2000년 당시 MS를 꺾고 시총 1위를 찍었지만 이듬해 거품이 붕괴하며 주가가 80% 정도 폭락했었다.
투자자들은 26일로 예정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와 같은 날 개최되는 엔비디아 주주총회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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